긴 연휴를 보내며 연휴 2일 차 5월 5일 '어린이날'이 되었다.
막상 어린이날이라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보니 벌써 다 커서 어린이날을 챙겨주기엔 너무 늙어(?) 버린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ㅎㅎ (아들... 미안해...😂)
오늘 같은 날 예전 같으면 어딜 가나 항상 같이 시간을 보내고 함께 했었겠지만 지금은 함께하고 싶어도 이젠 다 커서 각자 개인 일들이 많아져 함께 있어도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없는 요즘인 것 같다.
왠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도 크지만 대신 각자 독립적으로 잘 살아주어 감사한 생각도 드는 것 같다.
잠시 전화 통화를 하게 된 큰아들에게 어릴 적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이 있는지 물어보니... 딱히 기억에 남는 어린이날은 없지만 항상 어린이날은 뭔가 모르게 "행복했다..."라는 기억이 떠오른다고 하는 아들 말을 듣고는 나름 최선을 다해 어린이날을 축하해 주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아들에게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모든 게 처음이라 완벽하고 준비된 부모는 아니었지만 나에게로 온 세상 소중한 보물들이라 나름 최선을 다해 키운다고 생각은 했었다. 초보 엄빠들이라 부족한 부분도 많았을 텐데 아이들의 기억 속에 좋은 기억이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통화를 마친 후, 왠지 모르게 나를 뒤돌아 보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못해줬던 일들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하루였다.
왜 잘해줬던 기억보다는 못해줬던 기억을 더 찾으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좋은 부모로 남고 싶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그나마 좋은 부모로 기억에 남고 싶은 소망이 들어 더 그런 생각들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나의 욕심이지 않을까? ^^
부족함이 참 많았던 나의 초보 엄빠 시절들이었는데 그때가 너무 소중하고 좋았던 것 같다.
그때는 애들 키우는 게 마치 내 의무처럼 느껴져 아이들이 이쁘긴 했지만 소소한 일상의 이쁨은 놓치기 일쑤였던 것 같다.
바르고 잘 키워야 된다는 의무감이 나에게 여유롭게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을 가렸던 것 같다.
더 많이 가르치기 바빴고, 내 방식과 내 뜻대로 커 주길 바라며 내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용납을 못했던 그런 날들을 보낸 것 같다.
지나고 보니 그리 중요한 것들도 아니었는데 굳이 왜 그리 살았는지...😭
그나마 아이들이 커 가면서 하나씩 놓는법을 배웠고 아이들로 인해 내가 조금씩 부모가 되어가는 걸 느끼면서 오히려 아이들이 나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아주 좋은 부모라는 말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부모는 되어 있는 것 같아 내 만족으로 살고 있는 요즘이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ㅎㅎ
누군가 지금 초보 엄빠들이라면...
사랑하는 내 아이들에게 너무 잘 하려고 애쓰지 말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며 다시 돌아오지 않는 지금 이쁜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며 함께 소통하기를 조언해 주고 싶다.
참고로,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지금 내 나이의 어른들이 '지금이 가장 좋을 때다... 애들 금방 큰다...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라...'라고 하셨을 때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내가 그분들의 나이가 되어 보니 왜 그때 그런 말들을 해주셨는지 뼈저리게 알 것 같다.
다음... 또는 나중은 없다.
지금 현재가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지금 이 순간을 아이들과 마음껏 함께 즐기길 바라며 5월 5일 감사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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